채용 취소 분쟁, 이것만은 꼭 아셔야 합니다
- laborseoul
- 3월 9일
- 2분 분량
안녕하세요, 노무법인 세울입니다.
오늘은 기업 인사 실무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보셨을 '채용 취소'와 관련된 중요한 최신 판례를 하나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1. 4분 만에 뒤집힌 합격의 기쁨
최근 서울행정법원에서 선고된 판결(2025구합52952) 내용입니다.
핀테크 등 사업을 영위하는 A 주식회사는 2024년 4월경 "글로벌 전략/사업개발을 주도하실 분"이라는 구인공고를 올렸습니다. 지원자 B씨는 5월 28일에 이력서를 제출했고, A사의 사내이사 D씨와 두 차례 면접을 보았습니다.
6월 4일 오전 11시 56분, 사내이사 D씨는 B씨에게 "합격을 통보합니다. 연봉은 1억 2천만 원입니다. 다음 주 월요일 6월 10일부터 출근하시면 됩니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B씨는 11시 57분에 감사 인사와 함께 "주차 등록이 가능할런지요?"라고 물으며 차량등록증을 첨부했습니다. D씨가 11시 58분에 "만차여서 주차가 안됩니다."라고 답하자, B씨는 11시 59분에 "네!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겠습니다. 급여일이 언제일까요?"라고 다시 물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1분 뒤인 12시 정각, D씨는 돌연 "채용을 취소하겠습니다."라고 답장했습니다.
합격 통보부터 채용 취소까지 걸린 시간은 단 4분이었습니다. B씨는 이에 불복해 부당채용취소 구제신청을 제기했습니다.
2. 문자로 보낸 취소 통보, 법적 효력이 있을까?
이 사건에서 회사는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며, 5인 미만 사업장이라 부당해고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근로계약의 성립과 해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구인공고는 근로계약을 위한 '청약의 유인'이고, 지원자의 응모는 '청약', 그리고 사용자의 합격 내지 채용내정 통지는 '승낙'에 해당합니다. 즉, 합격 문자를 보낸 순간 근로계약은 이미 성립된 것입니다. 따라서 그 후의 일방적인 채용 취소는 실질적인 '해고'에 해당합니다.
서면 통지 의무 위반: 근로기준법상 해고를 하려면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유 없이 문자로만 일방 통보한 이 사건의 채용 취소는 명백한 부당해고에 해당합니다.
상시근로자 수 (5인 이상 여부): 회사는 상시근로자 5인 미만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자회사와 사무실 공간을 상당 부분 공동으로 사용하고 직원들이 소속을 옮겨 일하는 등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로 운영되는 하나의 사업장이라고 보아 5인 이상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회사의 착오 주장 배척: 회사는 일본 법인의 전문경영인을 뽑는 것으로 착오하여 합격시켰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채용 공고나 면접 과정에서 전문경영인을 채용하기 위해 절차를 진행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고 회사의 중대한 과실에 해당한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3. 실무자 유의사항
이 판례가 우리 인사 실무자분들에게 주는 교훈은 아주 명확합니다.
"합격 통보는 곧 근로계약 체결"이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 면접 후 가벼운 마음으로, 혹은 문자로 무심코 건넨 "합격입니다"라는 말 한마디가 법적으로는 강력한 근로계약 체결의 효력을 갖습니다.
채용 내정 취소는 '해고'입니다: 합격을 통보한 이후에 마음이 바뀌어 이를 취소하려면 일반적인 구직자 탈락이 아니라 '해고'와 똑같이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엄격한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해고 통보는 반드시 '서면'으로 해야 합니다: 아무리 급하거나 문자로 소통하던 중이더라도, 해고(채용 취소)만큼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반드시 종이로 된 '서면'으로 사유와 시기를 명시해야 합니다.
법인 분리만으로 5인 미만 사업장이 되지는 않습니다: 계열사나 자회사를 서류상 분리해 두었더라도, 실질적으로 인력과 장소를 공유하며 유기적으로 운영된다면 상시근로자 수가 합산되어 노동법의 엄격한 적용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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