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무혐의인데 "가해자 확정" 소문이 돌고 있다면? HR담당자가 해야 할 일
- laborseoul
- 3월 12일
- 3분 분량
"조사 결과 괴롭힘이 인정되지 않았는데, 피신고인이 '나는 이미 가해자로 낙인찍혔다'며 출근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현장에서 정말 많이 접하는 상황입니다. 괴롭힘 조사가 끝나면 다 해결된 것 같지만, 사실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인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이 불편하지만 꼭 알아야 할 주제를 다뤄보겠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들어오면,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소문은 퍼지기 시작합니다.
"A 팀장이 신고 당했대." "B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잘릴 것 같다던데." "조사받고 있다는 거 자체가 뭔가 있는 거 아니야?"
조사 결과가 무혐의(괴롭힘 불인정)로 나와도, 소문은 그대로입니다.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불인정이라고? 회사가 덮은 거 아니야?"
피신고인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죠. 그리고 이게 방치되면, HR 담당자에게 또 다른 법적 리스크가 생깁니다.
📌 피신고인도 보호받아야 할까요?
네, 그렇습니다.
많은 분들이 "직장 내 괴롭힘 보호는 피해자(신고인)에게만 해당되는 것 아닌가요?"라고 생각하십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3항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로 명시하여, 신고인뿐 아니라 피신고인의 보호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매뉴얼 역시 조사 결과 무혐의인 경우 피신고인에 대한 명예 회복 조치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소문으로 인해 피신고인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면, 이건 신고인 또는 제3자에 의한 명예훼손이나 직장 내 괴롭힘의 2차 문제로 비화될 수 있습니다.
📌 HR 담당자, 구체적으로 뭘 해야 하나요?
Step 1. 조사 결과를 적절하게 "공식화"하세요
많은 회사들이 조사 결과를 당사자들에게만 조용히 통보하고 끝냅니다. 하지만 이미 소문이 퍼진 상황이라면, 결과도 공식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물론 개인정보와 비밀유지 원칙을 지키면서 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렇게 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상 | 방법 |
당사자(피신고인) | 결과 서면 통보 (사실 없음 또는 괴롭힘 불인정 등) |
소속 팀·부서 | "조사가 완료되었으며 관련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수준의 공지 |
핵심은 "조사 결과가 있고, 그 결과는 무혐의"라는 사실이 최소한 관련 구성원들에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Step 2. 소문의 진원지가 있다면 즉시 확인하세요
소문이 자연스럽게 퍼진 게 아니라, 특정인이 의도적으로 유포하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경우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① 명예훼손 무혐의 결론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 확정"이라고 퍼뜨리면, 이는 허위 사실 유포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피신고인이 민·형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상황이 됩니다.
② 직장 내 괴롭힘의 역전 소문 유포로 피신고인의 직장 생활이 심각하게 위협받는다면, 이번엔 소문을 퍼뜨린 사람이 가해자가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HR 담당자로서는 소문의 출처를 파악하고, 사실과 다른 정보가 유통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차단하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Step 3. 피신고인에게 실질적인 보호조치를 제공하세요
소문으로 인해 피신고인이 심리적 고통, 따돌림, 업무 배제 등을 겪고 있다면 신고인과 마찬가지로 보호조치를 검토해야 합니다.
심리상담 지원 연계: EAP(직원지원프로그램)나 외부 상담 프로그램 안내
업무 환경 조정: 필요 시 자리 배치 변경, 팀 내 분위기 개선 면담
관리자 개입: 직속 상위 관리자가 팀 내 분위기를 공식적으로 환기
유급휴가 검토: 심각한 경우 피신고인도 일시적 유급휴가를 통한 회복 지원
Step 4. 비밀유지 의무 위반자를 확인하고 조치하세요
애초에 소문이 퍼진 원인 중 하나는 조사 과정에서 비밀유지가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7항은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근로기준법 제116조 제2항 제2호).
조사에 참여한 HR 담당자, 면담 참여자, 목격자 진술자 등 누가 정보를 유출했는지 파악하고, 필요 시 징계 조치를 검토해야 합니다.
📌 HR 담당자가 절대 하면 안 되는 것들
❌ "그냥 시간이 지나면 소문도 잦아들겠지"라고 방치하는 것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방치하면 소문은 사실이 됩니다. 그리고 피신고인은 결국 퇴사하거나, 회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합니다.
❌ "신고인 보호가 우선이니까 피신고인은 알아서 하겠지"라고 생각하는 것
조사 결과가 무혐의라면, 그 순간부터 피신고인도 똑같이 보호받아야 할 구성원입니다. 신고인 보호와 피신고인 보호는 상충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 피신고인에게 "그냥 참으세요"라고 하는 것
이 말 한마디가 나중에 "회사가 묵인했다"는 증거가 됩니다. 피신고인의 고충을 공식적으로 접수하고, 검토한 흔적을 남기세요.
📌 자주 묻는 질문 (FAQ)
Q. 피신고인이 소문 유포자를 고소하겠다고 합니다. 회사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나요?
A. 회사는 중립을 지키되, 소문 유포가 사내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사용자로서 근로환경 보호 의무가 있습니다. 피신고인의 법적 조치를 막을 수는 없으며, 오히려 회사 차원의 사실 확인 협조 의무가 생길 수 있습니다.
Q. 소문을 퍼뜨린 사람이 원래 신고인(피해자)이라면 어떻게 하나요?
A. 매우 민감한 상황입니다. 신고인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오해받지 않도록 절차의 공정성을 철저히 유지하면서, 비밀유지 의무 위반 여부를 사실에 근거해 판단해야 합니다. 이 경우는 반드시 노무 전문가와 함께 대응 방향을 잡으시길 권합니다.
마치며
직장 내 괴롭힘 조사는 끝난 후가 더 중요합니다.
괴롭힘으로 인정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났다고 해서 피신고인이 자동으로 복권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소문이라는 이름의 2차 가해가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HR 담당자가 이 순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조직 신뢰도가 올라가기도 하고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사전에 직장 내 괴롭힘 조사 진행 프로세스, 분리조치내용 등을 사전에 설정하고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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